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이 코미디언과 관객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어요.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흔히 부코페라 부르는 이 축제의 개막식이 올해도 화려하게 문을 열었거든요. 매년 여름 부산 전역을 무대로 국내외 희극인들이 모이는 이 축제는 이제 부산을 대표하는 여름 행사로 자리 잡았어요.
부코페란 어떤 축제인가
부코페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줄임말로, 국내외 코미디언과 인기 크리에이터가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형태의 웃음 콘텐츠를 선보이는 국제 축제예요. 올해로 14회를 맞았고, 해마다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10개국 52개 팀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행사로 성장했어요.
단순히 스탠드업 코미디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마임, 퍼포먼스, 콘서트, 토크쇼 형식까지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는 게 특징이에요. 그래서 코미디 팬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해외 관광객도 즐겨 찾는 여름 축제로 꼽혀요.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열흘 동안 부산 곳곳에서 공연이 이어지는데, 벡스코를 중심으로 해운대와 원도심 지역까지 무대가 확장되면서 부산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물들어요.
2026년 개막식 현장
올해 개막식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렸어요. 메인 MC는 개그맨 지석진이 맡아 특유의 진행력으로 행사를 이끌었고,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열흘간 이어지는 축제의 시작을 알렸어요.
개막식 무대에는 드로잉 퍼포먼스팀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올라 시각적인 재미를 더했고, 프랑스에서 온 코미디언 패트릭 코텟 모이네가 마임쇼를 선보이며 언어의 장벽 없이 웃음을 전했어요. 국제 축제답게 해외 출연진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었어요.
개막식은 폐막까지 총 열흘간 진행되는 일정의 첫 장이었고, 이후 부산 전역에서 다양한 공연이 이어졌어요.
축하 무대에 오른 QWER
이번 개막식에서 눈길을 끈 건 걸밴드 QWER의 축하 공연이었어요. 코미디 축제에 아이돌 밴드가 오른다는 게 다소 의외의 조합처럼 보일 수 있지만, 최근 몇 년간 부코페는 코미디언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를 초청해 개막식의 볼거리를 늘려왔어요.
QWER의 무대는 개그맨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고, 개막식 현장을 취재한 매체들도 QWER의 비주얼과 무대를 집중적으로 조명했어요. 코미디 축제의 딱딱할 수 있는 분위기를 대중적인 공연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 셈이에요.
전유성 1주기 추모
개막식에서 가장 뭉클했던 순간은 한국 코미디계의 대부로 불리는 전유성을 기리는 추모 영상이 상영된 시간이었어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전유성의 1주기를 맞아 마련된 영상이었는데, 후배 희극인들과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는 현장 반응이 이어졌어요.
전유성은 한국 스탠드업 코미디와 개그 프로그램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평가받아요. 부코페 자체가 그의 영향을 받은 후배 코미디언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축제이기 때문에, 그를 기리는 시간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축제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순서이기도 했어요.
개막식 이후 공연 라인업
- 지석진이 MC를 맡은 개막식 이후에도 이홍렬, 박준형, 이재율 등 세대를 아우르는 개그맨들이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어요.
- 해외 출연진의 마임, 퍼포먼스 공연이 부산 여러 장소에서 이어지며 국제 축제로서의 색깔을 강화했어요.
- 벡스코를 중심으로 한 실내 공연 외에도 부산 원도심과 해운대 일대에서 야외 공연과 거리 공연이 함께 진행됐어요.
세대를 총출동시킨 라인업은 부코페가 단순히 신진 코미디언들만의 무대가 아니라, 한국 코미디 역사를 관통하는 인물들이 함께하는 자리라는 점을 보여줬어요.
팬데믹을 딛고 성장한 축제
부코페는 처음부터 지금 같은 규모였던 건 아니에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관객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온라인이나 축소된 형태로 명맥을 이어가야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10주년을 맞았던 해에는 3년 만에 대면 개막을 하게 됐다는 점이 그 자체로 화제가 될 만큼, 축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깃거리였어요.
그 이후로 부코페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국과 참가팀 규모를 키워왔어요. 초기에는 국내 코미디언 중심의 소규모 행사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10개국 52개 팀이 참가하는 국제 축제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14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요. 팬데믹으로 잠시 위축됐던 축제가 다시 살아나 이만큼 커졌다는 점은, 지역 축제가 위기를 겪고도 회복할 수 있다는 사례로도 언급될 만해요.
이런 성장 배경을 알고 보면, 올해 개막식에서 지석진이 진행을 맡고 QWER 같은 대중적인 아티스트가 함께 무대에 오른 것도 단순한 이벤트성 섭외가 아니라, 축제의 외연을 넓히려는 장기적인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어요.
부코페 개막식은 지석진의 진행, QWER의 축하 무대, 그리고 전유성을 향한 추모까지 웃음과 그리움이 함께 어우러진 자리였어요. 14년째 이어지는 이 축제가 앞으로도 부산의 여름을 대표하는 국제 코미디 행사로 계속 성장해 나갈지 지켜볼 만해요.